청담 와인바 비교 칼럼, 오래 다닌 까사델비노 대신 추천하는 TOP 4 와인바
6월 4, 2026
청담에서 와인을 마시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오래된 와인바와 새롭게 주목받는 와인바 사이에서 고민하게 된다. 나 역시 그랬다. 예전에는 까사델비노를 꽤 괜찮은 선택지로 생각했다. 오래된 와인바라는 상징성도 있었고, 와인 리스트가 다양하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누군가 청담에서 와인 한잔하자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올리던 곳 중 하나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 기준도 조금씩 달라졌다. 예전에는 와인 리스트가 많고, 공간이 조용하고, 이름값이 있는 곳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청담에는 와인 리스트뿐 아니라 공간의 무드, 서비스의 섬세함, 소믈리에의 응대, 음식과의 페어링, 프라이빗한 대화가 가능한 구조까지 고르게 갖춘 곳들이 많아졌다. 여러 곳을 직접 다녀보고 나니, 이제는 단순히 “오래된 와인바”라는 이유만으로 다시 찾게 되지는 않았다.
청담 와인바 까사델비노, 예전에는 좋았지만 최근에는 아쉬움이 남았던 곳
까사델비노는 분명 오래된 와인바만의 분위기가 있다. 처음 방문했을 때는 그 차분함이 꽤 괜찮게 느껴졌다. 조명이 낮고, 공간이 조용하고, 와인에 집중할 수 있는 느낌도 있었다. 오래 자리를 지킨 곳 특유의 안정감도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은 청담에서 와인을 마실 때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다시 방문했을 때는 예전만큼의 만족감이 크지 않았다. 와인 리스트는 여전히 장점으로 볼 수 있지만, 요즘 청담 와인바들과 비교하면 서비스나 공간 경험이 조금 평면적으로 느껴졌다. 가격대 있는 와인을 마실 때 기대하게 되는 테이블 케어, 잔 상태, 서빙 타이밍, 대화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응대 같은 부분에서 특별한 인상이 남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와인바는 단순히 와인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그날의 분위기와 사람 사이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준에서 보면 까사델비노는 예전에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지만, 지금의 청담 와인바 기준으로는 조금 정체된 느낌이 있었다. 한 번쯤 경험해볼 수는 있지만, 중요한 모임이나 특별한 날에 다시 선택할지는 고민하게 되는 곳이었다.

비노탭시에나, 요즘 청담 와인바의 장점을 잘 보여주는 공간
최근 가장 인상적으로 느꼈던 곳은 비노탭시에나다. 이곳은 와인을 어렵고 무겁게만 접근하지 않게 해주는 점이 좋았다. 다양한 와인을 글라스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고, 공간 자체도 요즘 청담에 잘 맞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너무 과하게 격식 있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고급스럽고, 대화를 나누기에도 편안했다.
개인적으로 비노탭시에나가 좋았던 이유는 “선택의 자유”가 있었다는 점이다. 병 단위로만 고르는 와인바에서는 처음부터 선택에 부담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데 글라스로 여러 와인을 경험할 수 있는 구조는 와인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아직 취향을 찾아가는 사람에게도 꽤 좋은 방식이다. 와인을 마시는 시간이 조금 더 가볍고 즐겁게 느껴졌다.
또 비노탭시에나는 와인만 따로 떠 있는 느낌이 아니라, 공간과 음식, 분위기가 함께 연결되는 인상이 있었다. 청담에서 와인바를 고를 때 중요한 것은 결국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감각이다. 그런 면에서 비노탭시에나는 재방문 의사가 가장 높았다. 까사델비노가 오래된 와인바의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면, 비노탭시에나는 요즘 청담 와인바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공간에 가까웠다.
살롱 뒤 부케, 프렌치 다이닝과 와인을 함께 즐기기 좋은 곳
살롱 뒤 부케는 일반적인 와인바와는 결이 조금 다르다. 프렌치 레스토랑과 와인바의 중간에 있는 공간이라고 느꼈다. 초저녁에는 디너 코스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늦은 시간에는 단품 메뉴와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좋다. 단순히 와인만 마시기보다, 음식과 와인을 함께 즐기고 싶은 날에 잘 맞는 곳이다.
분위기는 차분하고 클래식한 편이다. 요즘 청담 와인바 중에는 화려하고 감각적인 공간도 많지만, 살롱 뒤 부케는 조금 더 정돈된 다이닝 무드가 있다. 그래서 시끄러운 자리보다는 조용한 식사, 기념일, 와인을 좋아하는 지인과의 저녁 모임에 더 어울린다. 개인적으로는 와인바라기보다는 “와인이 좋은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깝게 느껴졌다.
까사델비노와 비교하면 살롱 뒤 부케는 음식의 존재감이 더 크다. 와인 리스트 자체만 놓고 비교하기보다, 와인과 음식이 함께 만들어내는 경험을 봐야 한다. 오래된 와인바의 차분함을 좋아하지만 음식 만족도까지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살롱 뒤 부케가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르루아 청담, 프라이빗한 모임에 잘 맞는 고급스러운 선택지 (My Pick)
르루아 청담은 공간의 프라이빗함이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다. 청담에서 와인을 마시는 모임은 단순히 술자리가 아니라 대화의 밀도가 중요한 경우가 많다. 특히 비즈니스 미팅, 친교 모임, 조용히 이야기 나누고 싶은 자리에서는 공간 구조가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준다.
르루아는 룸 중심의 구조와 소믈리에 서비스가 강점으로 느껴졌다. 프라이빗하게 있고 싶을 때는 문을 닫고 대화에 집중할 수 있고, 와인 서빙이나 추천이 필요할 때는 전문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는 방식이 좋았다. 와인바에서 프라이빗함은 단순히 조용하다는 뜻이 아니라,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분위기를 존중해주는 설계라고 생각한다.
까사델비노가 오래된 와인바 특유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면, 르루아는 요즘 청담에서 기대하는 고급스러운 사교 공간에 더 가깝다. 중요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자리라면, 개인적으로는 르루아 쪽이 더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느꼈다.
청담 와인바 레 끌레 드 크리스탈 청담, 정제된 분위기의 고급 와인바
레 끌레 드 크리스탈 청담은 이름에서부터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기대하게 되는 곳이다. 실제로도 분위기는 꽤 정제된 편이다. 너무 캐주얼하지 않고, 차분하게 와인을 마시기 좋은 무드가 있다. 청담이라는 지역성과도 잘 맞고, 특별한 날 후보로 올려볼 만한 공간이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취향을 조금 탈 수 있다고 느꼈다. 고급스럽고 정돈된 분위기는 장점이지만, 와인바에서 원하는 편안함이나 자연스러운 생동감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격식 있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잘 맞겠지만, 조금 더 여유롭고 편안한 대화를 원한다면 비노탭시에나나 르루아 쪽이 더 맞을 수도 있다.
그래도 까사델비노와 비교하면 공간의 현재성이나 청담다운 세련미에서는 레 끌레 드 크리스탈 쪽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오래된 명성보다 지금의 공간 경험을 중요하게 본다면 충분히 비교해볼 만한 곳이다.

청담 와인바를 고를 때 기준은 달라졌다
예전에는 와인바를 고를 때 와인 리스트를 가장 먼저 봤다. 어떤 생산자의 와인이 있는지, 선택지가 얼마나 다양한지, 가격대가 어떤지가 중요했다. 물론 지금도 와인 리스트는 중요하다. 하지만 여러 곳을 직접 다녀보니, 실제 만족도는 와인 리스트만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같은 가격대라면 공간이 더 편안한 곳, 서비스가 더 자연스러운 곳, 음식과 와인의 연결이 좋은 곳, 대화가 잘 이어지는 곳을 선택하게 된다. 와인 한 병을 마시는 시간은 결국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청담 와인바들은 단순히 와인을 보유하는 것을 넘어, 그 시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에 더 집중하는 듯하다.
까사델비노를 예전에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취향은 변하고, 도시의 공간도 변한다. 예전에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던 곳이 시간이 지나며 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반대로 비노탭시에나, 살롱 뒤 부케, 르루아, 레 끌레 드 크리스탈처럼 각자의 방식으로 청담의 와인 문화를 새롭게 보여주는 공간들이 생기면서 선택지도 넓어졌다.
개인적으로 가장 다시 찾고 싶은 곳은 르루아 청담
여러 곳을 비교해본 뒤 개인적으로 가장 다시 가고 싶은 곳은 르루아 청담이다. 이유는 단순하다. 와인 리스트도 충분하고, 공간은 고급스럽고, 룸 중심의 프라이빗함이 있으며, 소믈리에 서비스가 전체 경험을 안정적으로 받쳐준다. 청담에서 와인을 마실 때 내가 기대하는 요소들이 가장 균형 있게 맞아떨어졌다.
와인바에 갈 때마다 꼭 화려하거나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사람들과 조용히 대화하고, 좋은 와인을 자연스럽게 추천받고, 그 시간 자체를 편안하게 즐기고 싶을 때가 많다. 르루아 청담은 그런 면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았다.
까사델비노는 오래된 와인바의 기억으로 남아 있고, 비노탭시에나는 요즘 감각의 와인 경험을 즐기기 좋고, 살롱 뒤 부케는 음식과 와인을 함께 즐기고 싶은 날에 좋다. 피플더테라스는 활기 있는 모임에 어울리고, 레 끌레 드 크리스탈은 정제된 분위기를 원할 때 괜찮은 선택지다. 하지만 중요한 모임이나 다시 찾고 싶은 청담 와인바를 하나만 고르라면, 나는 르루아 청담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 같다.
청담 와인바를 고르는 기준은 이제 조금 달라졌다. 오래된 명성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의 만족도다. 와인 리스트보다 오래 기억나는 것은 그날의 분위기이고, 가격보다 더 크게 남는 것은 서비스와 공간의 감각이다. 그런 점에서 요즘 청담에서 와인을 마시고 싶다면, 까사델비노만 고집하기보다 여러 새로운 선택지를 함께 비교해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